[무결레터💌] 제일 아끼는 질문을 알려드려요💕

2022. 2. 6.

#1. 실험 하나, 음악으로 답해줘🎵

안녕하세요 <무결레터> 구독자 님, 민경입니다. 지난주 깜짝 메일로 인사드렸었는데요. 그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오늘 인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무결레터>는 여러분들과의 실험을 통해서 조금씩 모습을 바꿔나갈 예정이에요.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메타몽을 아시나요? 아래와 같이 귀여운 외모를 가진 친구인데 다른 포켓몬으로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게 특징이에요. <무결레터>도 메타몽처럼 실험 기간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려고 해요. 어떻게 느끼실지, 불편한 건 없으실지, 특별히 재미나거나 빛나는 부분이 있으실지 궁금해요. (피드백을 통해 의견을 알려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럼 오늘 레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사랑은...몰까..?👀

지난 토요일에 독서모임을 다녀왔어요. 각자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을 나눴는데 저는 <커밍업쇼트>라는 책을 소개했답니다. <커밍업쇼트>*는 저자가 미국 노동계급 밀레니얼 세대 100명을 인터뷰한 후 엮은 책이에요.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이 성인기의 지표(졸업, 승진, 결혼, 출산, 자가 소유, 자차 소유 등)로 여겨지는 것들을 획득하지 못하게 되었고 때문에 의지와는 상관 없이 청년으로 남게 되었다고 이야기해요. 그러한 청년들의 무력감과 고통이 책 속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답니다. 그리고 저자는 그들이 그 구조적인 고통을 '계획적인 자아 변화'라는 방법을 통해 어떻게 개인적으로 극복하려 하는지에 주목합니다.

외부적인 환경, 구조는 거대한 바위와 같기 때문에 내 안에서의 변화를 도모하게 되는 거죠. 저는 책을 읽으면서 누가 내 일기장을 봤나..? 라고 생각했어요. 나만의 비밀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었던 감각이었던 거죠. 사실 비밀도 아니었죠. N포 세대라는 말은 벌써 몇년 전부터 이야기되어 왔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유일하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나'에게 자꾸 과한 것을 요구하고 또 실망하곤 했어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혹시 구조적인 고통을 개인적으로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진 않으신가요?

또한 저자는 우리가 그런 과정을 거치며 잃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헌신하는 연애 관계에 대한 경계심', '사회 제도에 대한 폭넓은 불신', '타인들과의 깊은 단절'. 저는 이것들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점점 안정망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서는 내 자아를 구축하고 지키는 것이, 즉 나를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사랑은 위험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루키가 '사랑은 자아에 대한 도전이다'라고 말했듯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면 어느 정도 나를 잃기 마련이니까요.

그럼에도 사랑 없는 삶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득해져요. 그래서 계속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더 잘 사랑할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정해진 개념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에 따라 변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저는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사랑의 방식들을 볼 때 행복해져요. 어떤 방식을 따라해보기도 하고요, 연습하기도 한답니다. 여기서 제가 가장 아끼는 질문이 탄생했어요. 다채로운 결의 사랑을 만날 수 있는 질문이랍니다. 여러분들께도 그 질문을 건네고 싶어요. 시대는 사랑을 방해하고 있지만 함께 사랑을 발명하고, 지키고, 또 퍼트려보자고요🔥

*제니퍼M. 실바 지음 문현아/ 박준규 옮김, 커밍업쇼트, 리시올, 2020.

우리 같이 플레이리스트🎶 만들어 볼까요?

이번에 제가 여러분께 건넬 질문은 바로

"사랑한다는 말과 가장 가까운 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입니다. 이번 답변은 노래로 받아보려고 해요. '말'이라고 물어서 가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가사, 리듬, 멜로디, 분위기 등 어느 한 부분이라도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된다면 어떤 노래든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의 답변을 모아서 다음주에 플레이리스트를 꾸려 소개해드릴 거예요. 여러분의 사랑은 어떤 결을 가지고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님의 답변도 기다릴게요:)

☑️아래 설문 링크를 통해 답변 제출해주세요.

☑️닉네임과 선정 이유 기제는 필수가 아니니 편하게 답변주세요.

☑️답변은 일요일(2월 13일) 이른 밤(10시 즈음)까지 부탁드려요!

지난주 답변 모음집💜

'당신 마음의 풍경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구독자 님들이 보내주신 답변을 소개해드려요. 두근두근한 첫 답변들이었답니다.

예전엔 대낮의 맑은 하늘이 좋았는데 요즘은 노을지는 풍경도 좋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이 사진을 고른 이유는 답답하고 막막했던 저의 삶에서 요즘 약간의 즐거움이 생기고 새로운 출발을 앞둔 설레임, 희망이 생겼는데 그런 것들이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내가 좋아하는 풍경'>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예요.

항상 좋아하던 것들이지만 현실이 힘들다는 이유로 내가 이걸 누려도 될까 하며 외면하다가 다시 접하게되니 원래의 나를 되찾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나는 여전히 나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는 게 행복이다.. 뭐 이런 것들을 느끼는 요즘의 마음을 담은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

: 지금 눈앞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라요.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해지시길,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자신이 괜찮아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친구를 꼭 안아주면서 최근에 제가 본 겨울서점 유튜브 영상에 나온 말을 나지막이 전해 주고 싶어요. “모든 게 괜찮아지지는 않지만, 어떤 것들은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다.”

(사진 출처 : 영화 “화양연화(2000)”)

: 사진과 답변을 보는데 왜 누군가 저를 안아주는 기분이 들었을까요. 친구 분에게도 마음이 닿기를 바랄게요,

내 마음의 풍경이라.. 이 질문을 듣고 생각이 난건 끝없는 계단을 오르는 저의 모습이었어요. 올라가고 또 올라가면 천국(?)이 나올거야. 가장 좋은 열매는 마지막에 나오니 참고 또 참아야지. 나약해지지마 힘을 내!

계속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그런 저의 성장과 성취에 자신감도 있었구요.

근데 코로나를 2년째 겪고나니 이런게 무슨 소용이 있지? 라는 현타가 어느새 오더라구요. 내가 지나쳐 온 풍경들, 사람들의 일상 얘기들.. 나는 그런걸 무시하고 "성장과 성취"에만 초점을 맞췄구나. 결과는 너무 "외롭다 그리고 공허하다"이네요. 내가 부족해서 성장을 해야했던건 맞는데 왜 나는 성취를 그렇게 많이 하고도 공허하지? 어디까지 올라가야 끝이 나는거지?

내게 필요했기에 계속 위로 올라갈려고 노력한건데 왜 나는 마음속이 동굴에 갖혀 길잃은 어린아이처럼 공허한지 모르겠습니다.

: 그간 고생 많으셨어요. 오랫동안 오르시느라요. 공허함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머물고 싶은 풍경에 충분히 머무시고, 듣고 싶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지내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성장하느라 애쓴 자신을 충분히 다독여주시길!

(두장의 사진으로 답변을 주셨어요:)

: 상반된 분위기의 두 사진을 한눈에 담는데 '냉정과 열정'이라는 소설이 떠올랐어요. 고요하고 단정하지만 한편으로는 막막한 냉정과 아름답고 부족함 없지만 두려운 열정이 사진에서 느껴졌어요. 두 마음은 항상 공존하고 있는 걸까, 바뀐다면 얼마나 자주 그럴까, 그럼 그 중간의 풍경이 있을까? 이런 저런 질문이 더 떠오르는 답변이었습니다:)

제 마음은 항상 안개가 껴있는 상태 같아요. 확신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 너무 많고, 새로운 고민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연휴를 앞두고 면접을 본 회사로부터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왠지 떨어질 것 같아서 기대도 안 했는데 막상 들으니까 얼떨떨하더라구요.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주변으로부터 축하도 받아서 잠깐 동안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또 다른 불안감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내가 거기서 잘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돈 관리는 어떻게 하지?' 돈을 받고 일하는 만큼 생활에 대한 책임도 커지더라고요. 앞으로 주어질 새로운 일들을 잘 해내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잘 지낼 수 있을지도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 백수 상태와는 또 다른 무서움이더라고요.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마음입니다.

: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셨다니, 먼저 축하의 마음을 전해요:) 저도 자주 불안해지는 편인데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정말 잘 하고 싶은 일이니까 불안해하는 거다' 그 말이 에 긴장이 좀 풀리더라고요. 어쩌면 내가 불안한 게 정말 외부 요인 때문에 불안한 상황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잘 해내고 싶은 내 마음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해서요. 이런 종류의 불안함은 막상 일이 시작되고 나면 무뎌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뭐야 쫄았는데 별 거 아니었네' 하고요. 그래도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으니. 안개가 조금 걷히고 빛이 새어들어오시길 바랄게요.

그러다 최근엔 천둥 번개도 한 번씩 콰쾅 하면서 치더라고요. 졸업하고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지 짝사랑 후유증이 갑자기 세게 오네요. 저를 친한 동생 이상으로 보지 않는 걸 아는데 마음이 쉽게 접히지 않고, 해야 할 일에도 집중을 못해서 스스로 화가 납니다. 오죽하면 제가 가장 기피했던 '고백으로 혼쭐내기'까지 생각을 했을까요. 어차피 서로 인연이 아니라면 편한 사이로 오래 보고 싶은데, 그걸 위해서 마음을 숨기고 기대를 억누르는 게 점점 힘이 듭니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정리됐으면 좋겠어요.

: 천둥 번개가 칠 때는 역시 안전한 공간으로 대피하는 게 제일이라고 생각해요. 짝사랑 같은 일을 할 때면 에너지가 밖으로 줄줄 새어나가기 때문에 나를 돌보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작게나마 마음에 안전공간을 내어두시고 너무 많이 힘들지 않게 천둥 번개의 시간을 보내실 수 있길 바랄게요.

첫 질문부터 마음을 흔드네요^^

“당신 마음의 풍경은 어떤가요?”

그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하는데 계속 붙잡아두는 커다란 둥치가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달까요.

: 마음을 흔들었다니 아주 뿌듯합니다:) 보통 큰 둥치가 아니네요. 윗둥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오래 붙잡혀 계실만 한 것 같아요. 독자님을 붙잡아 두고 있는 일이 어떤 종류의 일인지 몰라 말을 전하기가 조심스러운데요. 그래도 곧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를 옮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의 풍경을 사진으로 떠올려달라는 메일을 읽자마자 이 풍경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유는 모르겠다. 가끔은 어떠한 이유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을 때가 있기 마련인데, 나에게는 이 상황이 그랬다. 그래서 굳이 다른 풍경을 더 떠올리기보다는 무심히 떠오른 이 풍경이 내 마음의 풍경이라고 믿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사진은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의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한 장면이다. 하울은 소피에게 자신의 비밀의 정원을 소개시켜주는데 그게 마치 자신의 내밀한 마음에 직접 데려가 구경시켜주는 것 같았다. 겉으로 볼 때에는 화려해보이지만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따금씩 무장한 군함이 불쑥 찾아와 뜰을 마구잡이로 어지럽히는 게 내 마음과 닮은 것 같았다.

: 저는 이유 없는 직감을 좋아해요. 그래서 답변을 읽는데 반가웠답니다:) 직감을 믿고 답변을 이어나가시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어요. 보내주신 장면은 저도 영화를 보면서 '와'하고 감탄했던 장면이에요. 저도 나중에 내 마음과 닮은 정원을 가꾸고 싶어지네요. 병충해와 모진 날씨에 자주 망가지게 되더라도요.

질문을 받자마자 떠올린 풍경이 행성’이었는데, 쓰는 지금까지도 이보다 맘에 드는 풍경이 떠오르지 않네요.
제 맘속엔 제가 떠올리는 생각들,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행성이 있어요.

아직 소행성이지만, 점점 더 커질 거예요.

행성 내핵은 제 맘속 깊은 곳과 닿아 있어요.

이곳과 연결된 문은, 언제든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갈 수 있는 길이 된답니다.

저는 맘에 없는 말이나 행동을 잘 못하기 때문에, 꼭 내핵에서 출발해야만 문에 닿을 수 있어요.

멀리 떨어진 행성들에는 관심이 없어요. 이 행성을 보살피는 것만으로 충분히 바쁘거든요:)

: 아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니신가요? 메일을 열자마자 우와 하는 감탄사와 함께 오래 웃었답니다. 귀여운 그림과는 달리 해석은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단단하면서도 보드라운, 아주 멋진 행성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앞으로 또 달라질 이 행성의 풍경이 궁금하네요.

반가워요 무결레터 :)

한주간 마음의 풍경을 고민하며 이것저것 사진을 찍다가 추려보았어요

겨울날의 햇볕은 적당히 따스해요

햇볕이 내리쬐고

사람들이 각자의 방향을 향해 걸어가고

아늑하기도 하고 찬 바람이 시리기도 한

그런 풍경을 담아보았어요

외롭기도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요

그런 마음 속이랍니다!

더 예쁘게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지만..

풍경이 마음과 많이 닮아 전합니다 !

: 구독자 님이 걸으신 겨울 한낮의 거리가 저도 걸어본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와요. 영하의 날씨인데도 볕은 어떻게 이렇게 따듯한 걸까요? 외롭기도하고 그렇지도 않을 때 저는 오래 걷게 되더라고요. 오래 걷고 싶은 마음 속이네요:)

다들 마음 풍경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통씩 메일이 도착할 때마다 마음이 환해져서 아주 부자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 환함을 지금 메일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느낄 수 있으셨길 바랍니다. 그럼, 한주 동안 무탈히 보내시고 우리는 다음주 이 시간에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새로운 질문과 함께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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