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혹시 외롭지만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은 날이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요즘 자주 그런 날을 맞이하는데요. 그럴 때는 영화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그럴 때마다 아껴보는 소중한 영화 목록을 살짝 공개할게요. 

잔잔하고 다정하지만, 소소한 웃음도 놓치지 않는 영화들이에요. 보고 있으면 누군가 등을 토닥거려주는 기분이라 슬픈 장면도 아닌데 자주 울컥하게 되고요. 그리고 세 편의 영화와 함께 제가 자주 보는 영화가 한 편 있는데요. 어려웠던 지난 한 주, 힘이 되어주었던 바로 그 영화입니다.

'월플라워'라는 영화, 들어보셨나요? 헤르미온느를 연기했던 엠마 왓슨과 '케빈의 대하여'에 출연했던 에즈라 밀러 등 낯익은 얼굴이 많은 영화인데요.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 전반적으로 발랄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가진 영화예요. 

'월플라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어요. 영화는 그럼에도 그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인물들은 영화 속에서 활발하게 소통해요. 그러다 서로 오해를 하기도 하고,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든든한 안전지대가 되어준답니다. '월플라워'에는 맥락에 얽매이지 않은 사랑의 순간들을 꾸밈 없이 선명하게 그려내는 장면들이 많은데요. 그런 장면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더라고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더 이야기했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이만 줄일게요. 

그래서 이번에 제가 여러분께 건넬 질문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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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이 질문을 건네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여러분이 어떤 것에 위로받는 사람인지 궁금해서예요. 각자의 슬픔이 모두 다른 결이듯, 위로 받는 포인트도 다 다를 것 같아요. 아마도 이 질문에는 '당신은 무엇에 슬퍼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두 번째로, 위로는 나눌수록 힘이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영화를 모으면 든든한 무비리스트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잘 쟁여놓은 상비약처럼, 두고두고 볼 수 있는 무비리스트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님이 선택한 영화가 무엇일지,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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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각 계절마다 만나는 기쁨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에 구독자 님들이 보내주신 답변을 소개해드려요. 몰랐던, 또는 잊고 있었던 기쁨들이 많아서 앞으로 맞을 계절들을 더 다채롭게 살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절 기쁨들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여러분께도 한 계절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마지막 구독자 님은 사진으로 답변을 주셨어요:)

- "무채색으로 가득했던 세상이 다시 다채로워지기 시작하는 거요! 아직 아침 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해서 외투를 챙겨야 하는 그런 날씨의 공기가 좋아요. 벚꽃이 막 피어서 풍성한 날도 좋지만, 바람이 좀 불어서 꽃잎이 흩날리는 날이 더 좋아요. 시작과 가장 가까운 계절인 만큼, 낯설고 두렵지만 설레는 그 느낌이, 아니 좋은 게 너무 많네요!"

-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아요. 봄을 심하게 타는 편이라서 특히 봄 밤에 꽃망울 터질 듯 말 듯한 자글거림을 늘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창문 덜컹거리는 날에 방 안에서 듣는 봄과 겨울의 사투도 떠오릅니다. 아! 그리고 하얀 꽃이 많이 피는 향기 나는 산행도 생각이 납니다."

- "봄하면 노란색이 가득한 제주도의 산방산밑의 유채꽃이 생각나요. 웃긴건 저는 산방산 밑의 유채꽃을 사진으로 밖에 본적이 없는데도 유채꽃하면 산방산이 생각나요. 봄에 제주도를 가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걸수도 있어요."

- "봄하면 제 생일이 있답니다! 합법적으로 축하받을 수 있는 날인 것 같아 '봄'하면 설레고 기다려져요 ㅎㅎ 그렇다고 일주일 내내 생일파티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 반전이라면 반전이에요..(:"

- "피어나는 생명들. 특히 꽃이 가장 예쁜 것 같아요! 무엇보다 4월엔 제 생일이 있어서 묘하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ㅎㅎ"

- "벚꽃엔딩, 아지랑이, 새싹 이런 것들이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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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여름날 젖어도 상관 없을 옷을 입고 걸어다니는 걸 좋아해요. 빗소리보다 조금 더 크게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데, 산책 후에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얼음 가득 넣은 맥주를 마시는 게 좋아요! 얼음 맥주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 아닌가 싶어요. 기승전 맥주."

- "예전의 제게 여름은 덥고 끈적하고 짜증나는 계절이었는데, 사진찍는 걸 좋아하게 되면서는 푸르른 여름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푸르른 나무들, 라탄백들, 얇고 산뜻한 옷차림들 벌써 이번 여름이 기대되요."

- "몸이 가벼워지는 게 좋아요! 그리고 여행을 자주 떠나는 편은 아니지만, 햇빛이 쨍쨍한 바다와 시원한 산이 생각나요. 모든 색깔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 같아요."

- "여름은 덥고 덥고 또 덥고 참을 수 없을 만큼 덥다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낙비 그리고 빗방울 떨어지자마자 소란스러워지는 앞산 풍경이 나쁘지 않습니다."

- "여름은..... 안 기다려집니다.. 숨막히는 더위와 땡볕 아래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안 좋아져서 가장 좋아하지 않는 계절이에요."

- "여름 바다가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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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막혔던 더위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는 느낌이랄까요. 선선해지는 날씨가 좋아요. 겨울에 대한 경고 같기도 해서 소름이 돋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낙엽이 떨어지는 걸 무심히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아요. 왠지 갈색 트렌치코트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에요."

- "화려한 이별 가을산은 이별 준비로 부산하다 환하다 다시 못 올 길을 떠나면서도 설렁설렁 꼬리를 흔든다. 그토록 가 닿고 싶었던 땅바닥 흔들리고 흔들리며 수 날을 기다려 어느날 아침 찬바람 한가닥에 휘~이 찰라처럼 떨어져 닿다"

- "적당히 두꺼운 외투를 좋아해요. 자켓, 가디건, 후드집업,… 더 추워지기 전에 이런 옷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 가을이더라고요. 또 가을 등산을 정말 사랑하는데, 못간 지 꽤 됐네요. 올해는 꼭 가고 싶어요."

- "가을하면 트렌치코트, 체크무늬 옷들, 베레모가 생각나요. 아무래도 가을하면 옷입기 가장 좋기때문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계절인 것 같아요."

- "가을은 트렌치코트의 계절! 베이지 색깔을 좋아하고 따뜻한 색깔을 좋아하는데 그런 옷들을 많이 입을 수 있어서 좋아요:)"

- "가을 하늘이 너무 예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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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기쁨들을 나눠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해요🙂 이제 곧 다가올 봄이 더욱 반갑고, 또 한동안 함께했던 겨울이 조금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계절은 언제든 존재하니, 여러분 일상에 계절 기쁨이 항상 가득하길 바랄게요:)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저는 무비리스트와 함께 돌아올게요💕

#1. 가진다는 말은 좀 그렇지 - 10cm

#2.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너무 평범해요 - 신승은

#3. 눈사람 - 정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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