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민경입니다.
연휴는 평안히 보내셨나요?
추석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었어요.
말갛고 깨끗한 하늘. 선선한 공기. 구석구석을 투명하게 비추는 볕. 조금씩 물들다 이내 떨어질 잎들까지. 한동안 가을을 의미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지낼 생각에 조금 상기되어요. 저는 가을을 많이 좋아하거든요.
님도 이번 가을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지난 봄,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무결레터> 봄방학을 가졌었어요. 그리고 이번 가을, 시월 한 달 동안 <무결레터> 가을방학을 가지려 합니다.
언젠가 일기에 '가을에 하는 인사는 매번 마지막 같아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고 썼던 적이 있어요. 매일 걷던 천변 출근길 풍경이 훌쩍훌쩍 변하는 걸 보고 적은 문장이었죠.
하루하루 새로운 풍경을 보여줄 이 가을에, 촘촘히 안부를 묻고 전하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지만, 잠시 휴식을 가져보려 합니다.
한 달 동안 저는,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며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을 가림막 없이 느껴보려 해요. 가을 볕이 저의 마음에도 들기를, 그 볕에 투명해진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님이 보낼 가을은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공백은 있지만, 마지막은 아닌 인사를 건네요.
가을동안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2023.10.03. 민경 |